나는 디지털 마케팅을 정약용 선생님같은 실학자들이 좋아할만 한 실용주의적 접근법이라고 생각한다.
서비스 포지셔닝 전략, 이번 분기 마케팅 전략, 이벤트 기획 등 중요 의사결정을 나조차도 확신할 수 없는 어떤 직감에 의존하지 않고 믿을만한 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행하기 위한 노력! 의 산출물이 디지털 마케팅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성장 전략을 보다 정확하게? 안정적이게 설계하려는 시도는 인터넷이 없었던 과거에도 물론 있었다. (지금도 잘 쓰고 있는) 4P/3C 전략, SWOT 분석 등등..! 2020년이 된 지금은 디지털 데이터가 있으니까, 그걸 활용해서 보다 '정확하고 안정적이게' 마케팅 의사결정을 하려는 사람들이 디지털 마케터 아닐까? 하고 생각해본다.

데이터를 받는 또 다른 방법, 정성/정량조사

디지털 마케터가 내 생각대로 고객의 실시간 온라인 데이터를 받아 마케팅에 반영하는- 그렇게 마케팅을 위한 '좋은' 데이터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라고 한다면, 결은 약간 다르지만 정성조사 데이터도 디지털 마케터에게 매우 유의미한 자료일 것이다. 모든 마케터에게 VOC가 중요한 건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
그 중에서도 단순명료하면서 현실 반영한 정량화가 가능하고 꽤나 예리한, 여러모로 쓸모가 많은 정성/정량조사 방법을 한가지 소개하려고 한다.

NPS란?

Net Promoter Score의 약자! 순추천고객지수를 뜻한다. 2003년에 그 유명한 컨설팅회사 Bain & Company의 컨설턴트 Fred Reichheld가 처음 제안한 정량조사 방법이다. '정량조사 방법'이라고 말하면 뭔가 거창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그냥 딱 이 질문 하나다.

NPS

0점부터 10점까지의 점수로 고객들에게 우리 서비스의 '추천지수'를 물으면 NPS 끝! 이다.

이건 그냥 만족도 조사 아냐?

NPS는 만족도 조사와는 약간 다르다.
"맘에 들어?" 라고 묻는 게 만족도 조사라면 NPS는 "친구한테 사라고 추천할 수 있어?" 라고 묻는다. :) 예-전에 어디 외국에서 만족도 조사와 매출의 상관관계에 대해 분석한 적이 있었는데, 놀랍게도 고객 만족도와 매출은 큰 연관성이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한다(!). 반면 NPS는 고객의 추천의향을 묻는 정성조사로 매출과의 연관성이 높다! 고 한다.
NPS가 실제로 기업의 3년 성장률과 비례한다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기사 (Fred Reichheld 기고)

NPS는 애초에 매출과 같은 주요 성과 지표를 미리 예견하고 개선하는 데 쓰기 위해 만들어진 방법이다. 결과가 숫자 하나로 정량화되어 딱 떨어지니까! 반면 만족도 조사는 총평가 한마디보다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에 주목하는 정성조사다. 만족도 조사는 다른 가치로 중요하다. 서비스 개선에 대해 보다 본질적인 질문을 만들고, 때론 답이 되어주기도 한다.

NPS의 장점은?

1) 단 하나의 질문으로 끝난다.
질문 변형도 필요 없다. (오히려 하면 안 된다.) 유저에게도 부담없고 직관적이다. 그냥 우리 서비스 내에 간단한 팝업 하나만 띄워서 받을 수도 있다. 분석도 공식만 알면 간단하다. 심지어 서베이 몽키같은 정성조사 사이트에서 NPS 계산기도 제공하고 있다. 즉 정성조사를 하는 데에 기획/분석 공수가 거의 0인 것이다. 너무 좋다.(♡)
서베이 몽키의 NPS 계산기

2) 현실을 반영하려 노력하는(?) 조사방법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점 때문에 NPS를 좋아하는데, NPS에서는 고객을 다음의 3가지 세그먼트로 분류한다.
-0~6점을 준 고객: 비추천자(detractor)
-7~8점을 준 고객: 중립자(passive)
-9~10점을 준 고객: 추천자(promoter)

NPS의 계산 방식은 추천자 비율에서 비추천자를 빼는 것이다. 100이 나올 수도 -100이 나올 수도 있다. 즉 평가점수의 평균이 아니다! %로 환산할 수도 없다. 점수를 평균내서 인사이트가 뭉뚱그려질 수 있다는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NPS 활용법

NPS를 알게 된 후 내가 속한 서비스들에서는 이 방법을 곧잘 사용했다. 고객들에게 NPS 지표를 받아서 어떤 인사이트를 얻었는지, 어떻게 분석했는지, 어떻게 활용했는지에 대해서는 이어지는 포스팅에 작성해보고자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