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였다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을까?
"전에 돌렸던 광고 제대로 돌아가고 있나요?"
어느날 사업팀에서 위와 같은 질문을 받았다. 새로 돌린 광고를 통한 유입을 GA에서 찾아볼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엇.. 당황스러웠다. 페이스북에서는 효율이 너무 좋아서 ctr, cpc 모두 매우 만족스러운 광고였기 때문이다. 그럴 리 없는데? 생각하며 GA를 살펴봤다. [방문페이지] 리포트에서 해당 utm이 붙은 url을 검색해봤다. 그런데 없었다. 뭐지? 내가 url을 잘못 설정했었나? 소름이 오소소 돋는 와중에 몇 번이나 광고를 확인해봤는데, url은 잘 설정되어 있었다.
도대체 뭘까.. 링크는 문제가 없고, 해당 광고 url로 들어가면 GA 실시간 리포트에 1은 찍히고. 근데 방문페이지 리포트에는 들어온 흔적이 없어서 너무 당황스러웠다. 가뜩이나 전환이 아닌 트래픽 목표로 돌린 광고라서 유입량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던 상황에 궁금해하시는 사업부에는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지 답을 알 수 없었다. 마개이너는 이런 상황에서도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솔루션을 제공받을 수 있는 스터디 공동체였다.
페이스북 광고를 통해 유입이 발생할 경우 fbclid가 url에 붙는다는 것은 나도 얼핏 알고 있었다. 위의 경우는 fbclid가 붙은 반면 GA에서 임의로 utm 뒤쪽을 생략해버려 [방문페이지] 리스트로는 광고를 확인할 수 없는 사례였다. 조각 지식은 갖고 있긴 했지만, 막상 실제로 이와 같은 상황을 처음 겪으니 어떻게 대처할지, 어떤 게 문제인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fbclid로 구글링도 열심히 했는데 그래도 어려웠다. 구글링을 통해서도 이런 상황에 딱 맞는 경우는 찾을 수 없었다. 그러니까 또 확신할 수 없고ㅠ
그랬던 것을 마개이너 덕분에 너무나도 명료하게 해결할 수 있었다. 스터디장이신 경석님은 이게 어떤 경우인지, 이럴 때에는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다 알고 계셨다. 신기할 정도로. 이런 특수한 케이스에 대한 답을 알 수 있는 커뮤니티는 정말 드문데. 마개이너는 그런 커뮤니티였다.
마개이너 스터디의 특별한 점
마케팅, 개발, 디자인에 이르는 모든 지식을 공부하는 스터디. 모든 것을 이루고자 하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는 게 보통인데, 이름부터 모든 것을 다 담고자 하는 의지가 보이는 마개이너는 실제로 그럴 수 있는 스터디였다. 몇 가지 뚜렷한 근거를 말할 수 있다. 마개이너 8&9기 졸업을 기념하여 지난 스터디를 돌아보고자 한다.
1) 오경석이라는 맨파워
마개이너는, 지금은 오소마(오픈소스 마케팅)의 대표이자 컨설턴트인 오경석님이 진행하는 스터디이기 때문이다. 경석님은 정말 비범한 디지털 마케터다. 있는 정보를 누구보다 빨리 배우는 사람일 뿐만 아니라 없는 정보를 만들어내는 사람. 네이버 리퍼럴로 들어오는 유입 중 카페를 발라내는 방법, 우리 서비스로 들어오기 전의 전에 유저가 검색했던 키워드를 확인하는 방법 등 경석님의 블로그에는 디지털 마케터의 눈이 번쩍 뜨일만 한 신박한 정보를 담은 포스팅이 많이 있다. 마개이너는 이런 경석님이 견고하고 파워풀한 지식을 기반으로 이끌어가는 스터디이다.
2) 엄격한 생존률
그런 마개이너 스터디는 지원서를 통해 선별되어야만 참여가 가능하다. 비용은 전액 무료이다. 경석님의 취미생황(…)이라고 했다. 그런 만큼 스터디원들에게 경석님은 분명한 미션을 부여한다. "성의 있게 공부하기" 와 "시간을 충분히 들여 공부하기"가 그것이다. 스터디로서 너무 당연한 기대행동이다. 그렇지만 회사를 다니면서 이를 병행하는 것이 솔직히 쉽지만은 않았다. 준비해야 하는 과제와 (몇 번 없지만) 발표의 난이도가 꽤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석님은 그 부분에서 타협하지 않는 분이었다. 그 정도로 고퀄리티인 스터디였기에 스터디원들 모두 각오한 바이지만, 마개이너 스터디에는 기간 내에 과제를 완수하지 못하면 마개이너에서 제명될 수 있다는 것과, 한 회차에 과제 미수자가 여럿일 경우 그 기수는 폭파될 수도 있다는 엄격한 룰이 존재했다. 폭파는 겁만 주는 것이 아니라 진짜로 이뤄졌다. 앞 뒤 기수의 폭파 소식을 들으며 스터디원들과 마음을 다잡던 시간들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렇게 우리 기수도 몇 번의 폭파 위기를 거치며 지식의 임계치를 넘는 여러 경험을 했다. 쉽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돌아보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 덕분에 나는 '이런 것도 조금 아는' 디지털 마케터가 될 수 있었다. 마개이너는 이렇듯 비전공자이고 개발 지식도 전무했던 나에게 디지털 마케터로서 자신감의 근거가 되어준 소중한 스터디이다. 더불어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는 동료들도 스터디를 통해 만날 수 있었다. 1년 4개월 동안 진행되었던 8&9기 스터디는 모두 종료됐고, 이제 경석님은 13기를 끝으로 기존 형식대로 진행하는 마개이너 스터디는 없을 것이라 하셨다. 오소마에서 디지털 마케터를 위한 강의를 준비하고 계신 것 같다. 격주 토요일 아침마다 진행하던 스터디가 없어져 한동안은 마음이 많이 허전할 것 같지만, 고여있지 않고 성장하기 위해 뭘 할 수 있을지 또 고민해 봐야겠다.